배우 그룹 '서프라이즈 멤버인 강태오는 MBC 새 주말 드라마 <여왕의 꽃으로 공중파 드라마에 갓 발을 디딘 신예지만 그에게 지난해는 밀려드는 해외 일정으로 대단한 인기를 실감한 한 해였다.
"공중파 드라마라는 생각을 하고 읽으니 마음가짐부터 달랐어요. 더 신중하게 집중해 읽게 되더라고요." 웹 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 (2013), 한-베트남 합작 드라마 <오늘도 청춘>(20142015) 등 그룹 서프라이즈의 이름을 알린 성공적인 경력들을 통해 어느 정도 신인 티를 벗었으리라 생각한 강태오는 여전히 긴장한 신인 모습 그대로였다. 1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여왕의 꽃> 촬영장을 오가는 동안에 특기인 '앉으면 바로 잠들기' 대신 초롱초통한 눈으로 볼 물고 발음 연습하기'를 한다는 그는 처음이라는 설렘과 걱정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드라마 <미스코리아>의 짧은 등장보다 본격적으로 비중 있는 조연 캐릭터 '허동구' 역을 맡은 그는 50회 분량의 긴 드라마 를 앞두고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이 저를 기억해주면 좋겠어요."라며 각오를 밝혔다. 허동구는 주인공 강이솔(이성경)의 오랜 단짝 친구이자, 그녀를 짝사랑하는 마음을 숨기고 뒤에서 묵묵히 돕는 캐릭터다. “현신적인 사람은 누구나 경험해봤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가슴 아프지만 누군가를 위해 모든 걸 쏟아붓는 절실한 마음을 궁상맞지 않게 잘 전달하고 싶어요. 이성경 누나가 밝은 성격으로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분이라 떨릴 때도 긴장을 잠시 늦출수 있어요. 누나랑은 슛 들어가기 전에 대화를 많이 나눠요. 현장에는 그가 영화 <헬로우 고 스트>에서의 명품 연기를 보고 홀딱 반한 배우 장영남도 있다. 편안하고 좋은 에너지를 지닌 사람을 좋아하기에 이 드라마 로 소원 하나를 이룬 셈이다. 존경하는 선배와 같은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것 말이다.
한창 놀 나이인 스물들에 절제와 신중을 요하는 직업에 몸을 던진 강태오에게 20대 시절은 손에 잡히지 않을 무엇처럼 보이기도 한다. 친구들의 삶을 보면 세월이 참 빨라요. 군에 입대하고, 제대하면 스물다섯이 될 테고 금세 스물일곱이 되겠 죠. 20대가 그만큼 짧으리라 생각하면 신기해요. 제가 30대가 되는 날이 금세 오겠죠?' 하지만 아직 그에게 먼 일이다. 게다가 30대가 되는 것이 또 다른 시작의 의미일 수도 있다. 8년 동안, 세상 그 모든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다. "다양한 변화를 소화해내는 배우로 살고 싶어요. 언젠가 제 쓰임새나 이미지가 고정될 수 있겠지만 그때까지는 작품마다. 못알아볼 정도로 변화하는 배우가 될래요." 우선 시작은 헌신적인 남자다. 그가 보여줄 애달프고 달콤한 짝사랑에 마음을 조금은 기대도 좋겠다.
배우로서 롤모델은? 송강호 선배님. 영화 <넘버 35>에서 부하들을 앞에 놓고 헝그리 정신에 대해 설명하시는 장면을 엄청 재미있게 봤어요. 당황하면 말을 더듬는 연기도 정말 대단했고요. 시간이 날 때마다 유튜브에서 송강호 선배님을 검색해 아무 영상이나 닥치는 대로 보곤 해요.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은? 숙소 생활을 하면서 향수병에 걸렸어요. 그럴 때마다. 친구들과 연락을 하곤 해요. 중·고등학교 때 내내 붙어 다니며 공부도 함께 하고 축구도 같이 하던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면 향수병이 잠시나마 씻은 듯 나아요.
이제까지 나의 삶을 영화 캐릭터로 설명한다면? 초등학생 때부터 전 배우가 될 거라고 말하고 다녔어요. 중학생, 고등학생 때도 마찬가지였죠. 전 쭉 같은 꿈을 꾸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멈춘 적이 없어요. 사람들이 모두 그 꿈을 무시할 때조차도요. <말아톤>의 윤초원이 그랬던 것처럼요.